미국인들과 온라인으로 만나 미팅을 리드하고, 코멘트를 수집하고, 다같이 보는 공유 노트에서 회의록을 작성하여 배포하는 일은 정말 긴장되는 일이다. 나같이 필요이상으로 완벽주의적인 성향이 있는 (또 그걸로 자신을 너무나도 괴롭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거기다 회사가 하는 일이 전공과는 양극점에 있는 Technology, Science일 경우에는 더더더더더욱 그렇다.

 

고백하자면, 아직도 미팅 5분 전을 알리는 알림이 뜨면 손 발끝이 차가워지고 엄청나게 긴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미팅 준비

를 더 철저히 하는 것도 있다. 떨고있다는 티를 안내려고 무던히 애를 쓰는 것이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회의록에 어떤 마일스톤과 스케줄을 정리하면서 이 때까지는 이 테스트결과가 철저하게 준비되어야 한다는 뉘앙스의 형용사를 썼는데 한 미국인이 그 단어를 보고는 재밌다는 듯이 웃는 것이다. 분명 그 형용사가 그 문맥과 의미에 어울리지 않았던 사유였겠지.

 

그 미팅에 들어와있는 모두가 나는 한국인이며 영어가 내 모국어가 아님을 잘 알고 있고, 그걸로 날 '영어도 못하면서 미팅을 리드하려드는 멍청한 아시아여자' 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근데 그게 아직까지도 머릿 속을 떠나지 않는 건 내가 다소 소심한 탓이다. 근데 내 성격이 이런 걸 어떡해....ㅠㅠ

 

 

당시 MBA를 생각하고 있던 터라 IELTS 공부를 발판으로 영어실력을 올려보기로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캐나다에 계신 선생님과 90분씩 zoom 수업을 반 년 정도 했을까? 스스로 딱히 준비되었다고 느끼진 않았지만, 칼 뽑은 김에 두부라도 썰기 위해 시험장으로 향했고 하기가 결과.

작년 4월 성적, Writing이 많이 부족하네유...

 

 

Writing도 나름 잘 정리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어디서 이렇게나 감점이 된 건지 잘 모르겠다. 근데 더 놀라운 건 Speaking 결과, 밴드 9 였다.

 

 

비법이랄 것도 없지만, 시험장에 들어서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스몰 토크를 시작했고,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되묻길 망설이지 않았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느낌을 유지하려 애썼는데 이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더해 내가 만났던 감독관님은 중년 여성분으로, 시험보는 내내 얼마나 활짝 웃어주시는지 그 웃음에 긴장이 사르르 녹아 부담감을 크게 덜 수 있었으니 어떤 감독관을 만나는 지, 그 운도 한몫 하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다.

 

매일 회사업무를 보면서 영어에 지속 노출되었던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되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 것으로 그치지 않고 내가 의식적으로 꾸준히 하는 몇 가지 버릇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1. 모르는 단어를 발견하거나 들으면, 체크하여 메모장에 리스트업한다. 이 과정에서, 숙어는 의식하여 더욱 욕심낸다.
2. 이 단어들은 입으로 소리내어 여러 번 읽고, 암기한다. 이후 메일에 써 보든, 미팅에서 말해보단 반드시 상기하여 내 것으로 소화한다. 이 때 본능적으로 "아, 이제 내 거다"하는 기분이 든다!
3. 늘 쓰는 단어보다는, 의식적으로 새로운 동의어를 찾아보고 어휘를 다채롭게 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

 

 

혹시 여러분의 스피킹 실력이 정체되어 있다면, 무엇보다 영어로 듣고 말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리되, 이 과정에서 원어민이 사용하는 다양한 표현들을 의식적으로 기록해놨다가 암기한 뒤, 결정적으로 한 두차례 직접 사용해 최종 내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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