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매니저라는 용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프로그램 매니저에서 응답없음이라고 뜨니 해결을 도와달라는 지식인 질문이 눈에 띈다. 컴퓨터에서 무슨 프로그램을 쓰려는데 화면이 뻗었는지, 곤란을 겪는 모양이다.
내가 처음 프로그램 매니저 오퍼를 받았을때 든 생각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기에, 한국 회사에서 이 직책을 아주 폭넓게 사용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여러 프로젝트를 다루는 대기업에서 Project Manager, 소위 PM이라고 불리는 직책을 사용하고 있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런 개념을 사용하는 분야종사자가 아니고서야 윗 예시대로 무슨 컴퓨터 프로그램을 매니징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 같아보이기도 하니까.
어느 정도의 규모를 이루었고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다루는 회사라면, PMO(Project Management Office)가 별도로 구성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다.
#1 Project 프로젝트 관리
하나의 목표를 가진 프로젝트를 생애주기 (initiating, planning, executing, monitoring and controlling, closing)에 맞춰 처음부터 끝까지 관리
#2 Program 프로그램 관리
비슷한 성격을 가진 프로젝트를 프로그램으로 묶어 관리. 물론 이와 함께,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프로젝트도 포함될 수 있다. 프로젝트 관리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프로그램 하에 묶인 프로젝트들의 리스크, 전체적인 방향성 관리 등이 추가된다.
#3 Portfolio 포트폴리오 관리 - 우리 회사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없고, 프로덕트 매니저가 제품군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 관리의 역할을 수행한다.
다양한 프로젝트와 프로그램들(연관성이 있든 없든)을 폭넓게 관리하되 전사적인 사업전략과 목표, 수익성 관리 등이 포함된다.
누군가는 프로젝트 매니저가 영업팀이나 제품개발팀, 고객지원팀처럼 직접적인 수익을 가져다 주지도 않는데 굳이 필요할까, 그 효용성에 의구심을 표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똑같은 생각을 했던 유명한 사람이 있는데, 구글의 전 최고경영자 래리 페이지다.
그리고 이게 2001년 구글에 벌어졌던 일이다.
래리 페이지가 구글 최고경영자로 근무한 지 5년 째 되던 날이었다. 2001년 7월, 그는 "우리 엔지니어들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할 줄 아는 가장 재능있는 사람들이며, 비엔지니어링 전공자들이 그들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마감일을 지키도록 푸시할 필요가 없다."며 약 12명의 모든 프로젝트 매니저를 해고했다.
그러나 이 결정이 실패했음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문제 발생 시 프로젝트 매니저에게 도움받는 것을 선호했으며, 중복업무를 피하거나 성과를 추적하는 행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탓이다. 프로젝트 매니저의 복귀는 빠르게 이루어졌다.
또한, 그의 결정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그가 아직 성숙한 CEO가 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꼈으며, 2021년 8월 에릭 슈미트에게 CEO 자리를 비켜주게 된다.
출처 : https://medium.com/illumination/google-once-fired-all-managers-30f73e862ff4
현재 5년 차 이 직책을 맡아 근무하면서, 나와 같은 성격에 꼭 맞는 매력적인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로그램 매니저의 매일이 어떤지, 어떤 자격요건이 필요한지, 미래 방향은 어떤지 같이 천천히 이야기 나누어보도록 하자.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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